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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 거장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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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을 집에서 TV로 봤다. 원래 영화관에서 관람하려 했지만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시기를 놓쳤다. 게다가 코로나19 창궐로 영화관에도 가기가 부담스러워 집에서 보게 됐다. 결론적으로 오스카를 포함해서 다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라는 수식어에 등 떠밀려본 셈이다. 자본의 양극화라는 주제를 밀도 있고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에 대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주제 의식을 넘어 영화는 재미있다. 잘 만든 영화다. 해학과 풍자가 잘 녹아있고 부자와 빈자의 간극을 과하게 대비시켜 양극화라는 메시지를 도전적으로 관객에게 던졌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도 매끄럽다. 기생충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개봉 2019. 05. 30.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살인의 추억><괴물><설국열차><옥자>를 흥미롭게 봤다. 영화마다 특색 있고 개성 넘친다. 물론 괴물, 설국열차, 옥자의 경우 핵심 메시지는 일정 부분 유사성을 갖는다. 어쩌면 영화를 통해 봉 감독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 괴물은 미군이 버린 유독성 폐기물이 원인이 되어 한강에 정체불명의 괴물 생명체가 출현한다는 설정이다. 반미 정서가 반영되었다, 설국 열차는 빈자와 부자의 차이를 열차 내 환경 차이를 통해 보여주며 자본에 대한 거부감을 녹여냈다. 이렇듯 봉 감독의 영화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그러면서 영화가 추구하는 오락성 즉 재미를 간과하지 않는다. <기생충>은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스토리를 빛나게 하는 세밀한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반지하, 냄새, 공짜 와이파이, 방역, 노상방뇨 취객, 변기 역류 등을 보면 빈자의 주변 환경을 디테일하게 배치했다. 봉 감독이 왜 봉테일(봉준호 + 디테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지 수긍이 간다. 극빈한 송강호의 가족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에 적응하는 방식은 중산층의 관점에서 볼 때 참담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송강호 가족이 부자인 이선균 가족에 기생하는 과정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대담하다. 이 영화의 설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흥부와 놀부와 같이 빈자는 착하고, 부자는 악하다는 전통적 상식을 전복시킨다. 송강호 가족은 사기와 거짓말로 가족 전체를 부자 가정에 위장취업해 철저히 기생하며 살아간다. 가히 범죄 집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부자 이선균의 가족에서 어떤 악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쉽게 속고 어리숙하다. 착한 부자 가족이다. 물론 이선균의 언행에서 계급의식과 위선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유독 냄새에 민감한 이선균은 가난한 자들이 내뿜는 그들만의 냄새에 너무도 과도하게 민감하다. 하지만 누구도 계급의식과 냄새에 민감한 이선균 가족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이 영화의 압권은 기생충이 다른 기생충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스토리다. 마치 어떤 흙 수저가 다른 흙 수저의 아픔을 대가로 이익을 차지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가 단순히 부의 양극화라는 문제만을 꼬집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부의 양극화와 빈자들과의 아귀다툼은 현실의 엄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가 선한가 또는 부자는 다 악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질문은 어쩌면 우문일 수 있다. 선악을 가르는 기준을 자본의 잣대로 한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러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암묵적으로 선악을 가르는 기준이 되었다.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에서 부와 선은 반비례하지만 자본은 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불편하다. 영화 속 기생충은 더 이상 기생충이 아니라 숙주를 갈망한다. 숙주가 되기까지 기생충으로 존재하지만 언젠가 숙주가 되어 살아 보겠다는 절망적 희망을 꿈꾼다. 마치 이 사회가 공정사회로 가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작성자 : 이스트힐 (peterfine) 날짜 : 2021-06-17 오전 9:46:06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을 집에서 TV로 봤다. 원래 영화관에서 관람하려 했지만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시기를 놓쳤다. 게다가 코로나19 창궐로 영화관에도 가기가 부담스러워 집에서 보게 됐다. 결론적으로 오스카를 포함해서 다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라는 수식어에 등 떠밀려본 셈이다. 자본의 양극화라는 주제를 밀도 있고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에 대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론 주제 의식을 넘어 영화는 재미있다. 잘 만든 영화다. 해학과 풍자가 잘 녹아있고 부자와 빈자의 간극을 과하게 대비시켜 양극화라는 메시지를 도전적으로 관객에게 던졌다.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도 매끄럽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살인의 추억><괴물><설국열차><옥자>를 흥미롭게 봤다. 영화마다 특색 있고 개성 넘친다. 물론 괴물, 설국열차, 옥자의 경우 핵심 메시지는 일정 부분 유사성을 갖는다. 어쩌면 영화를 통해 봉 감독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려 하지 않았나 싶다. 괴물은 미군이 버린 유독성 폐기물이 원인이 되어 한강에 정체불명의 괴물 생명체가 출현한다는 설정이다. 반미 정서가 반영되었다, 설국 열차는 빈자와 부자의 차이를 열차 내 환경 차이를 통해 보여주며 자본에 대한 거부감을 녹여냈다. 이렇듯 봉 감독의 영화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그러면서 영화가 추구하는 오락성 즉 재미를 간과하지 않는다.

<기생충>은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스토리를 빛나게 하는 세밀한 장치들이 눈에 들어온다. 반지하, 냄새, 공짜 와이파이, 방역, 노상방뇨 취객, 변기 역류 등을 보면 빈자의 주변 환경을 디테일하게 배치했다. 봉 감독이 왜 봉테일(봉준호 + 디테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지 수긍이 간다. 극빈한 송강호의 가족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에 적응하는 방식은 중산층의 관점에서 볼 때 참담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송강호 가족이 부자인 이선균 가족에 기생하는 과정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대담하다.

이 영화의 설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흥부와 놀부와 같이 빈자는 착하고, 부자는 악하다는 전통적 상식을 전복시킨다. 송강호 가족은 사기와 거짓말로 가족 전체를 부자 가정에 위장취업해 철저히 기생하며 살아간다. 가히 범죄 집단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반면에 부자 이선균의 가족에서 어떤 악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쉽게 속고 어리숙하다. 착한 부자 가족이다. 물론 이선균의 언행에서 계급의식과 위선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유독 냄새에 민감한 이선균은 가난한 자들이 내뿜는 그들만의 냄새에 너무도 과도하게 민감하다. 하지만 누구도 계급의식과 냄새에 민감한 이선균 가족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이 영화의 압권은 기생충이 다른 기생충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스토리다. 마치 어떤 흙 수저가 다른 흙 수저의 아픔을 대가로 이익을 차지한다는 설정은 이 영화가 단순히 부의 양극화라는 문제만을 꼬집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부의 양극화와 빈자들과의 아귀다툼은 현실의 엄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가 선한가 또는 부자는 다 악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그 질문은 어쩌면 우문일 수 있다. 선악을 가르는 기준을 자본의 잣대로 한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러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암묵적으로 선악을 가르는 기준이 되었다.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수준에서 부와 선은 반비례하지만 자본은 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불편하다. 영화 속 기생충은 더 이상 기생충이 아니라 숙주를 갈망한다. 숙주가 되기까지 기생충으로 존재하지만 언젠가 숙주가 되어 살아 보겠다는 절망적 희망을 꿈꾼다. 마치 이 사회가 공정사회로 가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